name | 2022 Founta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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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가장 많이 본 나무는 플라타너스겠지.
늘 보는 나무이니 그려보는 것이
도리(?)인 듯하여 시도했다.
너무 흔해서일까.
태풍 때마다 뽑히고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어서일까.
책보다 커서 책갈피로 쓰지 못하는 낭만 없는 낙엽 때문일까.
여하간 플라타너스가 아닌 다른 나무가
우리 동네 가로수라면 어떨까 늘 궁금했다.
생장이 빠르고 공해에 강해서
60년대부터 가로수로 많이 식재되었는데,
뿌리가 얕게 자라는 데다 수명이 다 된 것들이 많아져
자꾸 쓰러지는 거라고 한다.
버즘나무라고도 하는데 난 싫고
플라타너스라고 부를 거다.
멈춰있는 분수대를 보면 괜히 투덜거린다. 이렇게 둘 거면 뭐 하러 만들었대.
분수를 보러 찾아간 것이 아니고 우연히 발견했을 뿐인데도 갑자기 없던 불만이 솟는다.
그러니까 어쩌면 분수를 보고 싶은 마음이 늘 한편에 있는 건가? 나 분수 좋아하네?
어린 시절 기억에 그런 장면이 있는 것 같다.
볼거리가 적어 찾는 사람도 적은 공원.
음악이나 조명 없이 고요한 연못에 나팔꽃 모양으로 물을 뿌리는 분수대.
아무도 봐주는 사람이 없으니 나라도 보고 있어야 할 것 같은 가벼운 책임감.
츠으으으 물방울들 떨어지는 소리, 봄볕에 곧 땀이 날 것 같은 이마,
다 먹고 남은 아이스께끼 막대기의 나무 맛.
정말 그런 날이 있었는지 희미하네. 이런저런 단편들의 조합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