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 2019 Lake P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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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가장 많이 본 나무는 플라타너스겠지.
늘 보는 나무이니 그려보는 것이
도리(?)인 듯하여 시도했다.
너무 흔해서일까.
태풍 때마다 뽑히고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어서일까.
책보다 커서 책갈피로 쓰지 못하는 낭만 없는 낙엽 때문일까.
여하간 플라타너스가 아닌 다른 나무가
우리 동네 가로수라면 어떨까 늘 궁금했다.
생장이 빠르고 공해에 강해서
60년대부터 가로수로 많이 식재되었는데,
뿌리가 얕게 자라는 데다 수명이 다 된 것들이 많아져
자꾸 쓰러지는 거라고 한다.
버즘나무라고도 하는데 난 싫고
플라타너스라고 부를 거다.
바람이 멈추고 잔물결 하나 없는 호수의 순간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요하게 아주 고요하게 느껴지면 좋겠다.
그리하여 수면에 맺히는 나무들의 반영을 이런저런 방법으로 그려보았는데
의도한 효과는 잘 드러나지 않아 시간을 많이 보냈다.
'아예 나무의 형태도 제거해볼까.'
수직으로 곧게 뻗은 색면들로 채워보니, 이제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물 위에 고니 여섯 마리를 올려두었는데
"이게 무슨 고니야, 오리지."라는 소리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