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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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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제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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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Tokyo

살면서 가장 많이 본 나무는 플라타너스겠지.

늘 보는 나무이니 그려보는 것이

도리(?)인 듯하여 시도했다.

너무 흔해서일까.

태풍 때마다 뽑히고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어서일까.

책보다 커서 책갈피로 쓰지 못하는 낭만 없는 낙엽 때문일까.

여하간 플라타너스가 아닌 다른 나무가

우리 동네 가로수라면 어떨까 늘 궁금했다.

생장이 빠르고 공해에 강해서

60년대부터 가로수로 많이 식재되었는데,

뿌리가 얕게 자라는 데다 수명이 다 된 것들이 많아져

자꾸 쓰러지는 거라고 한다.

버즘나무라고도 하는데 난 싫고

플라타너스라고 부를 거다.

2023
Tokyo

2023년 제작노트

1.

링크가 닿는 대로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사진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폭이 좁은 강을 앞에 두고 고만고만한 건물들이 줄지어 선 풍경을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심심한 것 같기도 하고 은근한 매력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사진 설명에는 도쿄라고만 적혀있고 상세한 위치는 없었다. 어디일까.

사진 속 어느 가게 입구에 적힌 흐릿한 해상도의 이름을 구글 지도에서 검색했다.

스펠링이 틀렸는지 등록이 되어있지 않은 건지 결과가 잘 나오지 않다가

몇 번 글자를 바꿔가며 시도했더니 결국 찾게 되었다.

도쿄도 주오구의 가메지마 강변에 있는 카페였다.

스트리트뷰로 확인해 보니 사진은 가메지마 다리 위에서 찍은 것 같았다.

360도를 동시에 찍는 스트리트뷰 특성상 같은 자리에서 반대 방향의 풍경도 볼 수가 있는데,

그래서 뒤로는 뭐가 있나 하며 마우스를 드래그해보았다.

처음 본 앵글이 상류 방향이었다면 이번엔 하류 방향을 본 건데,

그 반대 방향으로 보이는 풍경이 더 좋아 보였다.

둔치에는 일부러 자리를 만들어 심어둔 풀들이

길게 이어져 있고 나무들이 띄엄띄엄 잘 자라고 있었다.

그려볼까 말까 며칠 고민하다가 강 좌우 측 건물들이

화면에 더 잘 들어올 수 있게 강 폭을 살짝 줄여 그렸다.

2.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다 보면 습관적으로 많은 레이어를 생성하게 된다.

하늘 레이어, 구름 레이어, 나무 레이어, 건물 1 레이어, 건물 2 레이어 하는 식으로.

그래야 수정하고 싶은 것만 골라 수정하기 편하니까.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편리함이 회화적인

자연스러움을 앗아가는 것에 대해 몹시 갑갑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비엔나 그림은 평소 작업 방식 대신 레이어 개수를 최소화하여 그렸다.

도쿄 그림은 아예 레이어를 하나만 생성하여 그렸다.

그렇게 작업을 해보니 수정하고 싶은 부분을 다시 그릴 때마다

수정할 필요가 없는 주변부에도 붓이 닿게 되어 작업 시간이 길어졌다.

또 색상이나 크기 조정을 더이상 간단히 처리할 수 없게 되어 그냥 덧칠하여 새로 그려야 했다.

나로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느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막힌 것이 뚫린 기분도 든다.

Kamejima River, Tokyo, Japan